골프장은 운영 방식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뉜다. 회원권을 분양해서 회원에게 이용 우대 혜택을 주는 회원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대중제다. 과거에는 회원제의 수준이 높았는데 현재는 회원제 수준을 뛰어넘는 대중제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강원도 홍천의 세이지우드 홍천CC이다.
세이지우드 홍천CC는 2013년 5월 블루마운틴CC로 개장했다. 코스는 잭 니클라우스 디자인사가 설계했다. 지형을 따라 앉혀진 코스는 자연스러웠고 꽤 잘 만들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후 모회사 미래에셋이 리조트 브랜드로 세이지우드를 만들며 2019년 세이지우드 홍천CC로 이름이 바뀌었다.
현대 골프장 트렌드를 읽다
옛 골프장은 트인 전망과 함께 골퍼의 프라이버시 존중을 이유로 홀과 홀의 독립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클럽하우스에서 전체 코스가 내려다보이는 트인 전망과 코스에서 다른 골퍼와 동선이 겹치지 않으면 좋다고 했다. 지금도 그런 점을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 많지만 트렌드는 바뀌게 마련이다. 세이지우드 홍천CC는 그런 점에서 현대 골프장 트렌드가 무엇인지 읽을 수 있는 곳이다.
세이지우드 홍천CC는 트인 전망과 거리가 있다. 클럽하우스에서 코스를 바라보면 높이 솟은 나뭇가지 사이로 형체가 살짝 드러날 뿐이다. 오래된 골프장과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그렇다고 답답함은 없다. 오히려 공기 맑은 숲속에 와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뚫리는 느낌이다. 그리고 살짝 보여서 코스를 향한 궁금증이 발동하는 효과도 있다. 이것이 세이지우드 홍천CC가 추구하는 현대 골프장의 트렌드,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숲속 코스의 모습이다.
특징이 뚜렷한 3개 코스
잭 니클라우스 디자인사는 변별력에 초점을 맞춰 3개 코스를 설계했다. 그런 의미에서 골퍼의 수준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게 다가온다. 재미는 있는데 로 핸디캐퍼는 어렵고, 하이 핸디캐퍼는 편안하다.
숲과 지형을 따라 굴곡진 코스, 벙커와 페널티 구역 그리고 숲이라는 장해물은 공략을 까다롭게 만든다. 코스 전체를 바라보는 로 핸디캐퍼에게 어렵다는 인상을 주는 이유다. 반면 하이 핸디캐퍼는 페어웨이가 넓다는 점만으로 쉽고 편안함을 느낀다. 코스는 드림, 비젼, 챌린지 3개 코스로 27홀이다.
전체적으로 편안한 드림 코스
드림은 산양을 방목하던 곳을 코스로 조성했다. 전체적으로 편안한 것이 특징이다. 첫 홀은 내리막이라 편안한 파4인데 두 번째 홀이 어려워 긴장하게 만든다. 2번 홀은 541m 파5인데 긴 데다가 페어웨이 왼쪽으로 연못이 있어 두 번째 샷이 부담스럽다. 그린은 연못 너머 왼쪽 언덕에 있는데 중간에 계곡이 있어서 공략이 만만치 않다.
444m 파4 4번 홀도 어렵다. 길고 티잉 구역과 페어웨이 사이에 큰 연못이 있어서 티 샷이 어렵다. 페어웨이에 볼을 보내도 오르막이라 두 번째 샷이 쉽지 않다. 425m 파4 9번 홀은 페어웨이 중앙부터 내리막이 심하다. 티 샷을 잘하면 볼이 내리막 경사를 따라 그린 가까이 내려간다. 짧은 어프로치 샷으로 버디 기회를 맞을 수 있는 홀이다.
예쁘지만 긴장을 선사하는 비전 코스
비젼은 연못과 바위가 난도를 높임과 동시에 미적 요소로 작용하는 코스다. 예쁘다는 느낌을 주지만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 416m 파4 3번 홀은 페어웨이가 넓어 티 샷 부담은 적다. 하지만 페어웨이 오른쪽 끝부터 그린 앞까지 연못이 자리해서 두 번째 샷이 어렵다. 513m 파5 4번 홀도 재미있다. 티잉 구역과 페어웨이 사이에 큰 연못이 있어 넘기는 티 샷이 부담이다. 첫 번째, 두 번째 IP 지점은 페어웨이가 넓지만 가운데는 좁아 두 번째 샷이 두려움을 준다.
313m 파4 5번 홀은 큰 연못 너머에 10시-4시 방향으로 기울어진 페어웨이가 있다. 티 샷을 왼쪽 페어웨이로 보낼수록 그린이 가깝지만 연못을 넘기기 쉽지 않다. 496m 파5 7번 홀도 인상적이다. 왼쪽으로 살짝 휘는 도그렉홀인데 왼쪽 숲 가장자리를 따라 치는 티 샷, 그린 앞 큰 벙커를 넘기는 세 번째 샷이 중요하다.
도전 욕구가 불타는 챌린지 코스
챌린지는 전략적인 코스 디자인이라 도전과 안전을 잘 선택해야 한다. 1번 홀은 496m 파5인데 내리막이라 장타자에게 투온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라운드를 시작한 첫 홀이라면 티 샷을 잘하더라도 안전하게 쓰리온 전략을 짜는 게 좋다. 두 번째 샷을 그린 앞 연못에 빠뜨리는 골퍼가 아주 많아서다.
505m 파5 마지막 홀도 인상적이다. 계곡이 페어웨이를 질러 흐르는데 첫 번째 페어웨이 오른쪽, 두 번째 페어웨이 왼쪽으로 흐르며 그린까지 이어진다. 오르막인 데다가 길어서 공략이 쉽지 않은 홀이다. 안전을 택하는 게 좋지만 마지막 홀이라 점에서 도전을 택할 수 있다. 그러면 이곳이 왜 챌린지로 이름 붙여졌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높은 평가를 받는 골프 코스
세이지우드 홍천CC를 향한 골퍼의 평가는 후하다. 그런 평가 덕분에 골프 전문지들도 높은 점수를 준다. 2014년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이 한국 10대 뉴코스로 선정했다. 2년 사이에 생긴 골프장 중 10위 안에 든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2018년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은 이곳을 한국 10대 퍼블릭코스 10위로 선정했다. 퍼블릭 골프장 중 톱10에 들어간다는 평가였다.
골프다이제스트 베스트 코스에도 이름을 올렸다. 2019~2020 11위, 2021~2022 10위에 선정됐다. 골프다이제스트 베스트 코스는 골드, 실버, 브론즈 그룹으로 나뉜다. 1~5위는 골드, 6~10위는 실버, 11~15위는 브론즈다. 세이지우드 홍천CC는 브론즈 그룹에 진입해 다음 평가 때 실버 그룹으로 뛰어올랐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러움이 더해지며 더 좋은 코스가 된다는 의미다.
1박2일 여행을 돕는 훌륭한 숙소
세이지우드 홍천CC에는 호텔 세이지우드가 있다. 아웃도어 풀과 인도어 풀, 햇살 가득한 풀 사이드 레스토랑, 피트니스 클럽 등이 있다. 품격 높은 공간으로 골프다이제스트 ‘베스트 골프앤리조트 인 아시아’에 선정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게 인피니티 풀(infinity pool)이다. 물과 하늘이 이어지는 것처럼 설계된 야외 수영장을 뜻한다. 주로 호화 리조트와 고급 호텔의 최고층이나 루프톱에 야외 수영장으로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전국 각지 호텔들도 앞다퉈 인피니티 풀을 갖추며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세이지우드 홍천CC에는 최고급 인피니티 풀을 갖추고 있다.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푸른 소뿔산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청정 자연 속에서 누리는 휴식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특히 인기이다. 야외 수영장은 사계절 온수가 공급돼 낮과 밤 모두 따뜻한 물속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수영장 뒤편에 자리한 레스토랑은 로제 소스 바닷가재, 파스타, 토마토 카프레제 샐러드 같은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인다. 레스토랑 안쪽에는 바가 자리해 바텐더가 고객의 취향에 따라 맞춤형 칵테일을 만들어준다. 음료를 풀사이드에서 맛볼 수 있도록 테이크아웃 서비스도 운영한다. 레스토랑 2층으로 올라가면 인도어 풀이, 바로 뒤 건물로 들어가면 사우나와 스파, 헬스장 시설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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